<망월사 대웅보전 외벽화(1): 팔상도(八相圖) II>


5.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고통스러운 수행을 계속하는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을 그린 장면입니다. (대웅보전 뒷벽 우측에서 두 번째 위)


싯다르타 태자는 출가 후 여러 스승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도를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혼자 이루어야 할 일이라고 판단하고, 마가다국 서쪽에 있는 설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싯다르타 태자는 모든 수행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고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태자는 하루에 쌀 한 톨과 통 반쪽으로 연명했습니다. 씻지도 머리를 깎지도 못했고, 날이 갈 수록 야위어갔습니다. 몸의 먼지를 털면 털이 부스러져 떨어지고, 배를 만지면 등뼈가 만져졌습니다.

싯다르타 태자는 고행을 6년간 계속 하였습니다. 결국 이 또한 길이 아님을 깨닫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6년 동안 함께 수행하던 다섯 비구는 이런 태자의 모습에 실망하고 떠나버렸습니다.


6.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마왕 파순은 깨달음을 눈 앞에 둔 싯다르타 태자를 방해했지만, 붓다는 마왕을 물리칩니다. (대웅보전 뒷벽 우측 첫 번째 위)


마왕 파순은 그의 부하 아프사라스 등을 미녀로 둔갑시켜 싯다르타 태자의 성도를 방해하려 했습니다. 피리를 불고 비파를 타고 온갖 교태를 부리며 노래와 춤으로 싯다르타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려 했습니다. 주변을 빙빙 돌며 소란을 피우는 미녀들은 마귀의 부하들이므로 그들이 들고 있는 거울 속에 본 모습인 흉칙한 마귀의 얼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왕 파순은 일이 실패로 돌아가자 또 온갖 마군의 무리를 동원하여 모든 방법으로 싯다르타를 공격하였으나 결국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마왕이 직접 나서서 세속의 권력을 주겠다고 하였으나, 통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코끼리, 말이 끄는 군대를 앞세워 굴복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싯다르타는 오른손으로 땅을 가리켰습니다. 그러자 대지가 진동하며 지신(地神)이 나타났습니다. 마왕의 군대는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쳤습니다. 땅을 가리킨 이 자세를 항마촉지인이라고 합니다.


7. 녹원전법상(鹿野轉法相)

부처님은 깨닫고 난 뒤 녹야원(사르나트)에처 처음으로 설법을 했습니다. 이후, 대중과 제자들을 위해서 설법을 이어 나갔습니다. (대웅보전 좌측 외벽/범종각쪽 좌측 위)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는 부처님은 함께 수행했던 다섯 비구에게 처음으로 설법을 하기로 정했습니다. 이들에게 설법을 하기 위해 수백km떨어진 녹야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도중 두 명의 상인 '발타라사나'와 '발타라리'를 만나는데, 이들이 최초의 귀의자들입니다. 녹야원에 도착한 부처는 처음으로 설법을 했습니다. (초전법륜), 다섯 비구에게 사정제, 팔정도, 12연기를 설했습니다.


8.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열반에 든 부처님의 모습과 슬퍼하는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대웅보전 좌측외벽/범종각쪽 중앙 위)


초전법문 이후 21일 동안 일곱 곳에서 아홉차례 화엄경을 설했습니다. 하지만 중생들은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하여, 중생들의 이해 능력에 맞게 대기설법(對機說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함경을 8년, 방등경을 8년, 반야경을 21년, 법화경을 8년, 총 45년동안 법문을 설하고 열반에 들었습니다.

열반을 앞둔 부처는 "나는 이미 모든 법을 설했고, 비밀은 없으며, 간신히 움직이는 낡은 수레와 같다. 너희들은 다른 것에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를 의지하고 법을 등불로 삼아 정진하라"고 마지막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쿠시나가라의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들었습니다.

부처님은 침상에 올라 오른쪽 옆으로 누워 얼굴을 서쪽으로 향하고, 머리를 북쪽에 두고 다리를 포갰습니다. 이 장면은 열반상이라 부릅니다. 머리를 북쪽으로 둔 이유는 부처님이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불법은 북천축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