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불 보살의 본적>
작성일자 201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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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속담에 한 집에서 일 년을 같이 살아도 시어머니 성을 몰랐다라는 말이 있다. 옛적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욱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불교도로서 10, 20년 내지 일평생을 불교를 믿어오면서도 부처님의 본적이 어디인지 모르는 것이 상례이다. 마치 앵무새가 사람의 말을 옮기듯 불자들은 부처님과 보살의 명호名號를 외우고 있다. 나무 비로자나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아미타불, 나무 문수보살, 나무 보현보살, 나무 관세음보살을 비롯한 시방, 삼세불보살을 어름에 박 밀듯 외우기도 한다. 그러나 비로자나불이 어떤 부처님이며 석가모니불, 아미타불이 어떤 분이며 문수보현관세음보살이 어떤 보살이냐고 묻는다면 제대로 대답하는 이가 거의 없다. 시어머니 성을 모르는 정도가 아니다.

 

자손으로서 그 부모조상의 유래와 본적을 제대로 모르면 우리풍속에서는 따돌림을 받는다. 불교를 믿으면서 불보살의 내력來歷과 그 존재성 등을 모른다면 진정한 불자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형식적인 문제보다도 실질적으로 참다운 불자가 되려면 먼저 부처님이 어떤 분인가,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여러 부처님과 문수보현을 비롯한 여러 보살 그리고 모든 명왕(하늘)과 팔부신중八部神衆의 그 수많은 신들은 대체로 어떤 능력을 지니고 어떤 일을 맡아하는 분인가를 진실히 이해한다는 것은 그 신앙의 본바탕을 증명하고 확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과제인 것이다. 그것이 불교신자의 가장 긴요한 과제인데도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역사적으로 그것을 문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커다란 맹점盲點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안타까운 사실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본인이 일찍이 일본에서 정토종淨土宗 본진사本眞寺 비구니 강원講院에서 3년을 수학하고 또 대만 문화대학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삼장학위를 받아 한국으로 돌아와 포교현장을 돌아보고 난 직후이다. 우선 본인은 대만 유학시절 사제의 인연으로 가까웠던 고 양백의楊白衣박사가 엮은 <보살의 호적戶籍>을 한국의 불자들에게 소개하기로 하였고, 될 수 있는 대로 원본에 배치됨 없이 국역하여 1984년에 <보살의 본적>을 발행한 바가 있다.

 

하지만 신불자信佛子로 하여금 불보살의 내력과 그 원력, 공행을 바로 이해하게 되기를 소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는 용어의 전문성과 특성으로 인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한자와 세로쓰기 고편집의 불편함을 덜어달라는 독자와 불자들의 요구가 날로 늘어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살의 본적>이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내는 이 책에서는 단지 양백의 박사가 엮은 자료들을 번역한 것에 그치지 않고 충실한 경서와 의궤의 바탕 위에서 그 원형을 볼 수 있도록 각종 자료들을 모아 분석, 고증하고 첨삭하였음은 물론 불보살상의 그 풍성한 상징의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한 도상들까지 충분히 이해가 되도록 하나하나 다듬어 표현하였다.

 

이 책이 불자와 후학들은 물론 많은 선남선녀들이 말로만 들어오던 불교의 뿌리를 알고 더욱 신심을 증장시키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불상은 대승불교의 성립과 신앙적 염원이 어우러져 1세기 말경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스스로 보살이라는 자각을 불러일으키고 관불삼매觀佛三昧의 체험이 불상조성의 원인이 된 것이다. 불상은 불자의 간절한 염원과 흠모의 마음이 빚어낸 유형적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무형적 문화인 의례의식, 수행생활 등과 함께 지혜와 열정으로 신심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다다르는 불보살의 고향에서 위대한 삶의 지혜를 얻어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기획하고 자료 수집, 발굴, 번역 등 모든 노고를 아끼지 않은 혜각 김승택 거사의 노고가 있었다.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윤문하고 빠짐없이 고증해준 그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또한 이 책의 출판을 맡아주신 형난옥 사장님과 도상을 일일이 그려주신 송교성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93

 

이성법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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