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우'는 심우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를 길들이고 그것을 타고 가되 걸림이 없게 되는 이것은 정신적 편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다섯 번째인 목우도는 깨달음 뒤에 오는 방심을 더욱 조심해야 함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섯 번째 '목우'에 이르러 사실상 수행의 기본 목적은 달성이 된 것이고, 그 이후 제10 '입전수수(入廛垂手)'까지는 '목우'의 자연적인 공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려의 목우자 지눌(知訥) 스님은 「수심결(修心訣)」에서 이렇게 자세히 이르고 있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후 모름지기 조찰(照察: 지혜로 비추어 자신을 살펴봄)을 해야 한다. 망념이 별안간 일어나면 이를 없애고 또 없애 무위에 이르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구경(究竟)이 이뤄지는 것이다. 천하의 선지식이 깨달은 후에 하는 목우행이라는 것이 이것이다.”
이를 벽화로 나타낼 때는 소에 고삐를 물리고 돌아오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예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우리 망월사 극락보전의 벽화에서 같이 유유히 앉아서 소가 풀을 뜯어 먹는 것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사진). 이에 대한 게송을 보겠습니다.
편색시시불리신 (鞭索時時不離身)
공이종보입애진 (恐伊縱步入埃塵)
상장목득순화야 (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 (羈鎖無拘自逐人)
채찍과 고삐 잠시도 떼어놓지 않음은
제멋대로 걸어서 티끌세계 들어갈까 두려운 것
서로 잘 이끌고 이끌려 온순해지면
고삐 잡지 않아도 제 스스로 사람을 따르리.
이를 다시, “앎은 쉬워도 그렇게 됨은 지극히 어렵구나. 끊임없이 닦고 익히면 마침내 마음과 대상이 일치하여 잡된 것이 하나도 없는 순수함에 도달하나니, 오묘한 경지가 절로 나타나 꽃을 대하면 사람과 소가 함께 꽃이고, 버들을 대하면 사람과 소가 모두 버들이니, 이제는 영원히 나누어질 것 없네.”라고 해설할 수 있습니다.
채찍은 각성의 상징입니다. 그리고 고삐는 언급하였듯이 정진력, 즉 내면의 수양을 뜻합니다. 각성과 수양은 새의 양 날개와 같이 정진하는 이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또한 중요한 것이죠. 각성이 없는 수양은 자신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수양만으로는 기계적이고 습관적이 될 뿐입니다. 그래서 먼저 각성이라는 채찍이 필요하고, 두 번째로 수양이라는 고삐가 필요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훈련이 필요는 하지만 그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하나의 수단인거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여기에서도 빠져나와 그 각성이 자연스러우며 수행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默動靜) 안에서 그저 계속 일어나는 현상이 될 때 그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그때에는 고삐를 풀어줘도 주인을 잘 따를 것입니다.
그래서 '목우'는 자연스럽게 놓아두어도 저절로 가야할 길을 갈 수 있도록 거친 소를 길들이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삼독의 때를 지운 보임의 단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한 번에 유순하게 길들여야지 만약 이때 달아나면 그 소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 소는 길들여진 정도에 따라 차츰 검붉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어지고 있습니다. 깨달음이란 외부의 경에 의해서 오직 자신의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스스로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아서 늦추지 말고 머뭇거리는 생각이 싹트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인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