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심우도의 마지막인 '입전수수(入廛垂手)'입니다. 대부분의 '입전수수' 벽화는 망월사 극락보전의 벽화에서처럼 지팡이에 포대를 메고 중생 속으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묘사합니다(사진). 이는 불교의 궁극적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게송에서는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노흉선족입전래 (露胸跣足入廛來)
말토도회소만시 (抹土途灰笑滿顋)
불용신선진비결 (不用神仙眞秘訣)
직교고목방화개 (直敎故木放花開)
가슴을 풀어헤치고 맨발로 저자에 들어가니
재투성이 흙투성이라도 얼굴 가득 함박웃음
신선의 비법 따윈 쓰지 않아도
그냥 저절로 마른 나무 위에 꽃을 피우는구나.
'입전수수'는 중생제도를 위해 포대를 메고 자비의 손을 내밀며 중생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모습입니다. 즉 이타행(利他行)의 경지에 들어 중생제도에 나선 것이죠.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완전하다면 원은 최초로 돌아옴으로써 완결됩니다. '입전수수'에서는 다시 마을로, 중생들 속으로 돌아오는 모습으로 그려서 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심우도의 각 단계가 비단 궁극적 경계에만 국한하지 않더라도 일상 속의 모든 일을 완성해 가는 단계와도 상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로는 깨달음이라는 것에서부터 아래로는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즉 주변에서 그 중심에 이르는 것에 대한 가르침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불자님들과 함께 망월사 대웅보전과 극락보전에 나투어진 벽화의 의미와 상징들을 살펴보는 행복한 여정을 이어왔습니다. 이제 심우도의 '입전수수'로 회향하게 되었습니다. 그간 불자님들의 심중소구를 남김없이 이루시길 기원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